지난달에 새우가 든 타이커리를 먹고 태어나 처음으로 심한 알러지 반응을 겪었다. 그때 너무 놀라서 바로 패밀리닥터를 찾아갔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알러지 테스트를 받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오힙(OHIP)으로 커버되는 알러지 테스트 받고 온 생생한 후기를 남겨본다.
1. 캐나다에서 알러지 테스트 받는 법
패밀리 닥터를 통해서 알러지 테스트를 요청하고, 이후 해당 클리닉에서 예약하라는 메일을 받으면 원하는 날짜로 예약하면 된다. 다만 클리닉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바로 예약이 가능하지는 않았다(캐나다니깐?). 나는 날짜, 시간 상관없이 가장 가까운 날로 알려달라고 했는데도 2주 후로 잡혔다.
2. 다운타운 GSH Medical Annex 클리닉
블루어 & 배덜스트 부근에 있는 다운타운 GSH Medical Annex로 예약했고, 예약 시간보다 5-10분 먼저 도착해달라고 해서 일찍 도착했다.
2층으로 올라가서 여기에서 접수하고 기다리면 됨. 참고로 여기는 전화는 절대 안 받고, 메일을 보냈더니 다음날 바로 답장이 와서 메일로 예약을 잡았다.
3. 알러지 테스트 과정
알러지스트(알러지 스페셜리스트)가 와서 사진에 보이는 화장실 오른쪽 진료실에서 진료를 받는다. 간단한 질문들(복용 중인 약, 과거 알러지 발생 유무, 가족력 확인, 집에서 카페트 사용 유무, 콘도/아파트/하우스 거주 등)을 하고 테스트실(?)로 이동.
뭐 대단한 게 있는 건 아니고 여기에서 저 파란 통에 든 여러 알러지 추출물 주사들 중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골라서 팔에 찔러보고 반응을 보는 방식.
*참고로 흰색 솜뭉치는 이날 오전에 다른 곳에서 피검사를 받아서 붙어있는 것으로 알러지 테스트와는 전혀 무관하다.
어느 블로그에서 봤을 땐 스무종류 쯤 받았다는 것 같던데, 나는 새우 먹고 알러지가 난거라 새우, 피쉬, 그 외 추가로 몇 개, 테스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그냥 물(식염수)과 히스타민까지 해서 7 종류를 확인했다.
근데 이게 주사바늘을 쿡 찔러 넣는 게 아니라 바늘로 살을 뜯는 것처럼 콕 찔러 올리는 느낌이라 따끔하게 아팠다. 하나하나 찔러 넣을 때 마다 매번 놀라울 정도의 따끔함. 여러 종류 테스트 안해줘서 서운할 뻔 했는데, 종류가 적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
바늘로 찌르고 나서는 다시 진료실로 이동해서 반응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사이에 청진기로 호흡 확인, 귀와 코, 입안 반응까지 체크한다.
나는 이렇게 두 군데 반응이 나타났는데 하나는 확인차 주입한 히스타민(반응이 나타나는 게 정상), 다른 하나는 바로 Dust Mite(집먼지 진드기).
위 사진은 테스트 끝내고 설명 다 듣고 나왔을 때의 부어있는 모습인데, 진찰 끝나면 소독용 티슈를 주기 때문에 그걸로 닦으면 펜 자국은 금방 지워진다.
펜 자국 지우고 클리닉 나왔을 때의 팔 상태. 크게 간지러운 건 없는데, 알러지 반응이 나타난 부위는 계속 부어있다.
테스트 4시간 이후의 모습. 자국이 여전히 남아있고 살짝 간지럽지만 긁지만 않으면 더이상 심해지지는 않는다.
4. 알러지 테스트 결과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 건 아니고 Dust Mite(집먼지 진드기) 알러지가 있는데, 집먼지 진드기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새우를 섭취하게 되면 몸이 갑각류에 든 프로틴을 집먼지 진드기의 단백질로 오해해서 알러지 반응이 나온다고. 게나 랍스타에 등에서 반응이 나올수도 있지만 특히나 새우 단백질이 가장 반응이 오는 편이라고 한다.
나: 응? 근데 나 평소에 새우 엄청 먹는데? 평소에 새우 자주 먹고 심지어 사시미로도 먹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어. 그날만 레스토랑에서 커리 먹고 반응한 건데 혹시 그 레스토랑 요리 문제는 아니야? 재료가 신선하지 않았다던지?
알러지스트: 생새우를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새우 조리법에 따라 몸이 더 크게 반응하는 단백질 발생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조리법에 따라 달라.
5. 알러지 치료 및 예방법
치료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고 보험이 있다면 보험처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굳이 치료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예방법도 있다.
1) 약물 복용
집에서 매일 알약 1알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Acarizax라는 약물이 있다. 치료 기간은 3년이고 치료성공률은 90% 정도라고한다.
2) 주사 치료법 (SCIT: Subcutaneous Immunotherapy)
첫 6개월은 매주 클리닉에 방문하여 주사 치료를 받고, 이후 4년 반 동안은 한달에 한번 주사를 맞으면 되는데 총 치료 기간이 무려 5년이다;; 비용은 $400~800/year로, 보험이 있다면 대부분 보험으로 커버가 된다.
3) 리액틴 복용
알러지가 있는 음식을 꼭 먹어야 하거나, 언제 알러지 반응이 나올지 몰라 불안하다면 평소 리액틴(Reactine)을 가지고 다니다가 반응이 나타났을 때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리액틴은 패밀리 닥터에게도 추천받았다.
+
집먼지 진드기 알러지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동안 춥지 않은데도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같은 비염 증상이 나타났었다는 걸 깨달았다. 집은 카페트 바닥에 아니라 괜찮은데, 내가 가는 gym 바닥이 카페트라 처음 등록하고 매일 다녔을 때 gym만 가면 피부가 가렵고 두드러기가 올라왔었다는 것도 생각났다. 솔직히 카페트 청소를 제대로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비오고 습한 날씨에 운동하러 가면 카페트 냄새까지 나는 편인데 아무래도 여기 다니면서 알러지가 심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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