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내가 살아봤던 동네들 + 이사가고 싶은 동네와 피하고 싶은 동네

최근 이사나갈 아파트를 찾아보고 있는데, 지금 사는 동네가 너무 만족스러워서 가능하면 이 주변으로 알아보고 있고, 혹시 못 찾을 경우 새로운 동네에 정착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야 거의 1년 주기로 이사를 다녔지만 이 집에 온 이후로는 정착하며 살았던터라 뭔가 이사를 나가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일처럼 느껴지고 고려해야 할 점들이 더 늘어난 것만 같다. 그래서 여태 이사다니며, 여러동네를 다녀보며 느꼈던 점들에 대해 정리해보면서 내 생각도 같이 정리해보기로. 



1. 내가 살아봤던 동네들


1) 배덜스트역 근처 새 콘도

한국에서 미리 계약하고 들어와서 단기로 지냈던 곳. 혼자 처음으로 한겨울에 와서 단기로 한두달 잠깐 살고는 금방 이사를 나갔던 터라 여기서 지내는 동안은 뭔가 춥고 어둡고 바람 쌩쌩불던 이미지 뿐이다. 


장점

  • 걸어서 갈 수 있는 한인마트 PAT .
  • 근처 한인식당 및 저렴한 스시집 많음.
  • 당시 누가 저녁먹자, 맥주마시자 그러면 늘 이 동네에서 먹고 헤어져서 역에서 친구들 보내고 나는 1분만에 집 도착.
  • 영-블루어까지도 산책삼아 걸어가기 좋은 거리.
  • 켄징턴마켓도 걸어서 뚝딱.
  • 코앞이 역이라 TTC 타기 좋았고, 나이트버스 타고 다니기도 편함. 


단점

  • 굳이 찾자면 뭔가 칙칙했던 배덜스트역 분위기? 아마 겨울이라 그랬던 듯.



2) 킹스트릿 웨스트 (리버티빌리지 건너편) 타운하우스

파트타임도 시작하고 친구들도 본격적으로 사귀고 좋은 룸메들도 만난 곳으로, 당시에는 퀸x오싱턴 스트릿이 그렇게 핫한 곳인지 모르고, 아 토론토는 다 이런 분위기인가 보다하고 지냈었다. 지나고 보니 세상 핫한 오싱턴도 가깝고, 리버티빌리지도 가까워서 분위기로만은 최상의 환경이었던 듯. 

그치만 워홀로 투잡, 쓰리잡도 하며 컬리지를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던 시기로, 진로를 정한 뒤로도 학비 벌기 시작하느라 이 환경을 충분히 즐길 경제적인 여유는 없었다.


토론토 킹스트릿 웨스트 타운하우스 이미지


장점

  • 킹 웨스트에서 킹스테이션으로 스트릿카 타고 출퇴근하는 길이 너무 예뻤음.
  • 오싱턴에 힙한 카페, 레스토랑, 방방 아이스크림 등 걸어다니기만 해도 좋은 동네 분위기.
  • 쉬는 날엔 오싱턴이나 퀸스트릿 웨스트를 쭉 걸어 산책할 수 있는 사치가 가능함.
  • 장보러는 리버티빌리지까지 갔는데, 거기도 영 프로페셔널들이 많이 사는 힙한 동네라 Metro 장보러가서 눈 힐링.
  • 보통 토론토 다운타운 타운하우스는 low-income family가 사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동네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타운하우스촌이 주는 아늑함이 좋았음.
  • 뭔가 이 스트릿 초입에만 도착해도 *우리동네* 라는 느낌이라 안정감도 들었고, 걸어 올라가는 길도 아기자기 예뻤다.


단점

  • 스트릿카 타러 5분 정도 걸어 나가야 했는데, 한겨울에 눈, 비, 바람 맞으며 스트릿카 오래 기다려야 할 때 정말 춥고 힘들고 짜증남.
  • 영스트릿까지 갈 수 있는 교통이 킹스트릿에서는 스트릿카가 유일했는데, 뭐가 고장이 나거나 앞에서 하나가 막히면 뒷 스트릿카까지 다 정체되는 등의 변수가 많아 늘 불안하고 이로 인해 파트타임 자주 지각.
  • 마찬가지로, 금요일 저녁부터 밤은 킹웨스트 쪽에 택시나 우버가 너무 많이 깔려서 교통체증이 너무 심함. 클럽이 많은 지역이다보니 특히 금요일 밤에 퇴근하고 집에가는 길이 너무 피로했던 기억이...
  • 퀸 스트릿으로 올라가서 이동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스트릿카로만 이동하는 게 정말 피로함. 자주 늦기도 하고, 가끔 스트릿카 하나가 고장나면 그냥 내려서 걷거나 택시 타는 방법 밖에 없었음(무려 12년 전이라 당시엔 우버를 몰라서)
  • 한겨울에 퇴근하고 스트릿카 기다리다 지쳐 택시타고 돌아간 날이 꽤 많음. 스트릿카 안와서 택시타고 출근한 날도 꽤 많음;; 
  • 근처 큰 그로서리 스토어가 리버티빌리지 메트로 하나라 거기까지 걸어다니기 귀찮고 무거운 장바구니 들고 돌아오는 길도 힘듬.


이 동네를 살아본 이후로는 힙하건 동네가 예쁘건 다 필요없고, 무조건 지하철 역 근처에 살아야겠다 결심함.



3) 던다스 & 배덜스트 근처 하우스

살아본 건 아니고 잠시 지내본 동네. 


장점

  • 트리니티 공원 걸어서 갈 수 있고, 던다스 웨스트 & 퀸 웨스트 구경가기 좋음.


단점

  • 밤에 걸어다니거나 나이트버스 기다릴 때 살짝 무서움.
  • 이 동네 팀홀튼, 맥도날드 홈리스 너무 많음. 
  • 던다스 라인 스트릿카에 유난히 홈리스 많고 이상한 사람들 많음.
  • 지금은 FreshCo가 생겼는데, 당시엔 컬리지 x Shaw St 매트로 밖에 장볼 곳이 없었음.



4) 데이비스빌역 도보 15분 거리 아파트

컬리지 때문에 윗 동네로 이사를 갔어야 했는데 아프기도 했고 맘에 드는 집을 찾지 못해 임시로 한달만 살았던 아파트. 한 겨울에 이 동네로 이사를 갔는데, 역에서 도보로 13-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저녁 노을 토론토 다운타운 뷰 이미지

장점

  • 조용하고 안전한 지역
  • 아파트 렌트비가 저렴해서 렌트비 아끼며 살기 좋음
  • 운전해서 다니는 사람들은 큰 불편함 없을 동네


단점

  • 데이비스빌역이 외부로 뚫린 곳이라 겨울에 서브웨이 기다리기 너무 추웠고, 지하철 막 내렸을 때 추운 것도 싫음 (살아보니 이게 꽤 큰 단점이었다)
  • 찬바람 맞고 내려서 역 올라오며 잠깐 몸 데웠다가 또 찬바람 맞으며 집까지 걸어가는 길이 너무 힘듬.
  • 근처 큰 그로서리 스토어가 없어서 불편했고, 그나마 과일채소 바는 차이니즈 수퍼마켓이 있어서 거기서 종종 저렴하게 장 봄.
  • 당시엔 다운타운 H마트도 없고, 에글링턴 갤러리아도 없을 때라 다운타운 PAT까지 장보러 가는 길이 은근히 멀었다. 


지나고보니 아무리 단기렌트라도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방을 구한 건 미친짓이었다...



5) 에글링턴역 도보 6-7분 거리 아파트

그나마 사람답게 살 수 있었던 아파트로, 당시 룸메는 둘이 있었지만 다들 바쁘고 인종과 나이차가 다양해서 딱히 어울리진 않고 각자 생활함. 나 또한 컬리지 다니고 파트타임하고 늘 피로에 쩔어 살던 시기라 집에서는 거의 잠만 잤던 곳.

 

 

장점

  • 근처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
  • 학교 마치고나 퇴근하고 에글링턴역에서 내려서 바로 연결된 메트로에서 장보고 집에 돌아오기 편함.
  • 걸어 돌아오는 길에 큰 샤퍼스도 있어서 여기서 뭐 사오기에도 좋았음.
  • 핀치로 올라가기도 괜찮고, 다운타운 내려가기도 가까운 거리.
  • 층마다 세탁실이 있어서 빨래 돌리러 가기 편했음.
  • 밤 늦게 퇴근하고 걸어도 동네 자체가 위험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음.
  • 아시안 유학생들 특히 한국인도 많이 살고, 대체로 중산층 백인 커플, 가족, 노인 가구가 많아서 안전.
  • 이 동네 살며 가본 카페, 레스토랑 뿐만 아니라 오고가며 스몰토크한 사람들 모두 굉장히 나이스했던 기억이.


단점

  • 도보 6-7분 거리도 비오고 눈오고 바람부는 날엔 저어어엉말 멀다.
  • 늘 여기저기 공사가 많아서 소음이 심함. 
  • 출퇴근 시간에 역이 너무 붐비고, 역은 작은데 유동인구 자체가 너무 많음. 
  • (+ 매일이 너무 바쁘고 힘들고 치열하게 살 때라 그랬나 에글링턴 역이 주는 분위기가 나는 별로였다. 천장이 낮아서? 아님 역 내도 공사하던 시기라서? )
  • 주말에 종종 Line 1지하철이 안되서 버스타고 다녀야 하는데 이게 정말 번거롭고 불편함.


에글링턴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동네임에도 나는 선호하지 않는다. 바쁜 분위기와 늘 어딘가에서 진행되는 공사, East로 갈 때 버스를 기다리는 터미널 분위기도 칙칙하고 이상한 사람들도 정말 많고(+ 나중에 들었는데 에글링턴 이스트부터 해서 low-income housing이 많아서 그런걸지도?), 퇴근시간 교통체증도 지독하게 심함. 

모든 인프라가 다 갖추어져 있지만, 여러모로 나는 그냥 이 동네랑은 잘 안 맞는 것 같다. 코로나 전후로 빌딩들이 더 들어서서 더 많이 복잡해진 느낌도 들고. 

다만 제대로 관리되는 큰 아파트에 살아보고 오! 아파트 완전 괜찮은데? 깨닫게 된 계기.



6) 컬리지 & 베이 근처 콘도

여기도 살아봤다기 보다는 몇 달 지내봤는데, 다운타운 한가운데라 여기저기 걸어다니기엔 정말 좋고 편리했던 위치였다. 다운타운 어디든 걸어다녔고, H 마트, 메트로, 샤퍼스 등 주변에 정말 없는 게 없었다. 



장점

  • 웬만한 다운타운 약속은 다 걸어다님.
  • 당시 출퇴근도 걸어서 5분 거리라 브레이크 타임에 집에가서 편하게 쉼.
  • 이튼센터 가까워서 걸어서 쇼핑 다녀오거나 겨울에 그냥 걸어다니기 좋음.
  • 심심하면 무지루시, 아트리움 둘러보며 구경함.
  • UT 캠퍼스, 메트로폴리탄 캠퍼스 모두 산책 가능.
  • 여름엔 밤 늦게 퀸스트릿, 킹스트릿, 하버프론트까지도 걸어다니며 산책도 하고 페디오도 가고 다운타운 라이프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음. (이건 진짜 다운타운 살 때 만 누릴 수 있는 혜택!)


단점

  • 너무 다운타운이라 하루 한명 이상 꼭 코워커나 아는 사람을 마주쳐서 맨얼굴로 다니기 민망.
  • 가깝게 장 볼 수 있는 곳이 컬리지역 메트로나 던다스 H마트 정도였는데, 로컬 그로서리 스토어로는 Loblaws를 선호해서 이 점이 아쉬움. 
  • 퇴근길에 근처 홈리스에게 시비 당하기 쉽고, 주말 밤 영스트릿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유없이 누가 욕하거나 밀치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음;;;
  • 건너편 콘도, 빌딩, 병원 등 사방으로 막힌 뷰.
  • 한겨울 베이스트릿 높은 빌딩들 사이 칼바람이 유난히 강해서 걸어다니기 추웠음.  



6) 지금사는 동네

밝힐 순 없지만, 미드타운이고 비교적 한산한 동네에 공사도 없어서 조용하게 지내기 좋다. 소소하지만 내가 필요한 것들이 모두 갖춰져 있고, 근처 큰 공원들도 있어서 산책하러가기에도 너무너무 좋음. 

콘도가 몇 없어서 다운타운이나 에글링턴처럼 유동인구가 심하게 많지 않고, 치안 좋고 전체적으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대체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동네.





2. 이사가고 싶은 동네들

 

1) 세인트클레어

영라인이라 좋고, 주변 환경 고급스럽고 좋음. 

오피스들이 있어서 적당히 붐비지만 과하지 않고 주말에 지하철 운행이 없는 날도 딱 세인트클레어까지는 운행됨. 


2) 서머힐, 로즈데일

마찬가지로 영라인, 고급스럽고 부촌느낌. 좋은 카페, 레스토랑 많아서 걸어다니기 좋고 주말 브런치하러 나가기도 좋은 동네.

아쉬운 건 렌트가 불가능할 정도로 이 동네 렌트비가 너무 높음. 특히 백인 부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으심. 나이들면 나도 하우스 정리하고(하우스 장만하겠지 그전에?) 이 동네 고급 콘도 렌트해서 살고 싶다.


3) 영앤 셰퍼드 혹은 노스욕

한국인,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 아시안 레스토랑이 정말 다양하게 많음. 

한인마트도 너무 잘되 있어서 다양한 식재료, 한국 화장품 등도 쉽게 구할 수 있음.

한국처럼 깨끗한 도시 느낌, 도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동네인데다 걸어다녀보면 한국인, 중국인들이 정말 많다.

근데 그래도 개인적으론 그냥 도시같은 느낌의 업타운 보다는 캐나다 느낌이 남아있는 미드타운이 더 좋다. 업타운은 그냥 한국 사는 느낌일 듯.


4) The Well 부근

다운타운에 살고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The Well 쪽엔 한번 살아보고 싶다. The Well 지하 푸드코트랑 식료품 가게랑 다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자주 가기 좋을 것 같고, 쇼핑도 The Well에서 하면 되니까.

여름엔 킹, 퀸 스트릿까지도 걸어서 금방이고, 별거 없지만 STACKT Mkt도 가까워서 걸어갈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3. 피하고 싶은 동네

 

1) 다운타운 이스트 (웰즐리, 셜본, 던다스 이스트, 컬리지 이스트 등등)

아무리 렌트비가 싸도 이 동네로는 절대 가고 싶지 않다. 다운타운 중심가라 홈리스가 많은데다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곳이라 우편물이 없어지는 일도 있고, 총기사고도 자주 있고, 여러모로 안전하지 않음. 

밤에 걸어다니기 안전하지 않을 뿐더러, 컬리지, 던다스, 퀸스트릿 쪽 스트릿카를 타고 이동하면 늘. 항상. 홈리스나 이상한 사람이 같이 타서 굉장히 불쾌하고 빈자리가 나도 의자에 앉기 찜찜함.


2) 스파다이나 스트릿카 라인 & 차이나타운, 켄징턴 마켓 근처

스파다이나 역에서 스트릿카를 타고 이동해보면 이상한 사람이 정말 많다... 이 동네에 산다면 스트릿카로 이동하는 게 필수인데 매일 이런 사람들과 섞여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너무 불편할 것 같다. 


3) 유니버시티라인 에글링턴 웨스트부터 위로

에글링턴 웨스트부터 Vaughan까지 쭉 올라가는 그 라인 근처는 다운타운에서 멀어지는 것도 있지만 여튼 내키지 않음. 역 근처 벗어나면 위험할 것 같은 분위기. 


4) 영라인 핀치부터 쏜힐, 혹은 핀치 이스트 & 웨스트 

한식당이 많은 건 좋지만 동네 자체는 산책을 즐길 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사실 밤에 걸어다니기 위험하기도 함.


5) 디스틸러리, 하버 프론트, Lake Shore Blvd 쪽

여기 뷰가 좋은 콘도들이 많이 모여있는 건 사실이지만, 다운타운 출퇴근하지 않는 이상 내 동네, 내 집이라는 느낌으로 지내고 싶은 동네로 정감이 가는 지역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일년에 몇 번 날씨 좋을 때 걸어다니는 걸로 만족스러운 동네들이라 거주지역으로는 선호하지 않는다. 


6) 그 외 토론토 외곽 지역들

아무래도 운전해서 다닐 생각이 전혀 없어서 대중 교통으로 이동이 가능한 토론토 중심가에서만 살 예정이다. 차를 소유하게 되거나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외곽으로는 가능하면 나가고 싶지 않다. 


*** 다만 이 동네들이 객관적으로 나쁘다게 아닌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 차이라 여기 사시는 분들이 읽고 기분나쁘지 않으셨으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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